※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게임들이 각축을 벌이는 스팀에서는 실시간으로 게임들의 성적표를 공개한다. 그 중 게이머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평가는 유저 리뷰다. AAA급 게임들이 '복합적', 혹은 '대체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침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니, 긍정적 리뷰를 받은 게임들에 시선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 중 500개 넘는 평가를 받고 '긍정적' 비율이 95%를 넘어서면, '압도적으로 긍정적(이하 압긍)'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다. 20명 중 19명 이상이 좋다고 말했다는 소리니, 사실상 흠 잡을 곳이 거의 없어야 가능한 수치다.
그런데 이 '압긍'조차 모자라 99% 긍정적 평가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천상계' 게임들이 있다. 100명 중 1명도 안 되는 게이머만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는 뜻이니, 리뷰 5,000개를 기준으로 해도 부정적 평가는 50개도 채 안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여기까진 정말 열심히 잘 만든 게임이라면 어떻게든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99% 게임들 중에 무려 '무료' 게임들이 끼어 있다는 점은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무료 게임은 아무나 다운받은 후 손쉽게 혹평을 날릴 수 있기에 리뷰 오염 위험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런 99%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무료게임 중, 총 리뷰 수 1만개가 넘는 인기작들을 모아 봤다.
TOP 5. 홀로큐어 세이브 더 팬즈! (리뷰 수 3만 8,038개-99.04% 긍정적)
'홀로큐어 세이브 더 팬즈!(HoloCure - Save the Fans!)'는 2022년 itch.io에서 먼저 선보여진 후, 2023년 8월 17일 스팀에 출시됐다. 홀로라이브 프로덕션 소속 버추얼 유튜버들을 위한 비공식 팬 게임으로, '뱀파이어 서바이버'를 떠올리게 하는 액션 로그라이크 장르다. 사악한 무리에 세뇌된 팬들을 홀로라이브 버튜버들이 구한다는 줄거리인데, 홀로라이브 관련 콘텐츠를 다수 삽입해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총 3만 8,038개의 평가 중 부정적 평가 수는 366개로, 긍정적 비율 99.04%인 '압긍'을 찍고 있다. 366개의 부정적 리뷰를 살펴보면 "세이브 파일이 이유 없이 증발한다", "버그 좀 고쳐라" 같이 일부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 관련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는 "뱀파이어 서바이버의 뻔뻔한 복제품"이라거나, 특정 캐릭터 등장 이후 세계관이 망가졌다는 불만도 있다. 이외에도 해당 게임이 높은 평가를 얻는 것을 보고 "팬심으로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보인다. 하지만 전체의 99%를 차지하는 긍정적 리뷰를 보면 홀로라이브를 전혀 모르던 사람까지 홀로라이브 팬으로 만드는 게임이라는 간증으로 가득하다. 홀로라이브 밈을 활용한 아이템과 능력, '홀로 하우스' 같은 휴식 콘텐츠가 높은 점수를 받았고, 무료인데도 많은 캐릭터 수와 아이템/무기 조합 다양성, 개발팀의 열정이 돋보인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 홀로큐어 세이브 더 팬즈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TOP 4. 페이퍼 릴리 시리즈챕터 1, 프롤로그 (챕터 1 리뷰 수 6,597개-99.12% 긍정적, 프롤로그 리뷰 수 5,360개-99.27% 긍정적)
'제2의 언더테일'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던 호러 RPG '페이퍼 릴리(Paper Lily)'의 프롤로그와 챕터 1이 나란히 99%가 넘는 '압긍' 평가를 기록 중이다. 일단 같은 시리즈이니 만큼 하나로 합쳐 소새한다. 이 게임은 RPG 메이커 스타일의 심리 호러 게임으로, 챕터 1과 프롤로그는 세계관이 이어지긴 하지만 뭔가를 먼저 해 볼 필요는 없는 독립적인 게임들이다. 점프 스케어가 아닌 심리적으로 옭죄어 오는 공포, 애니메이션 풍 픽셀 아트, 그리고 '제4의 벽'을 부수는 메타 내러티브가 특징이며, 퍼즐마다 다양한 해결 방법과 결과가 존재한다.
2025년 6월 12일 기준, '챕터 1'은 6,597개의 평가 중 고작 58개, 프롤로그는 5,360개 중 39개의 부정적 평가만을 받고 있다. 두 개를 합치면 총 리뷰 수 1만 1,957개에 99.19% 긍정적 평가를 기록 중이다. 부정적 리뷰를 보면 불편한 조작감(키 바인딩 변경 불가 등), 퍼즐의 난해함, 스토리 전개가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99배 이상 많은 긍정적 리뷰들은 스토리와, 전개, 캐릭터 디자인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무료인데 유료 게임 뺨치는 퀄리티와 볼륨", "도트, 스토리, 음향, 일러스트, 퍼즐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이 정도면 만원 이상 받아야 할 게임"이라는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한국어 패치가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고등학교 수준 영어와 번역기만 있으면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1년 반 동안 챕터 2 소식이 없다는 점이 유일한 흠이다.
▲ 페이퍼 릴리 시리즈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TOP 3. 더 웨어클리너 (리뷰 수 1만 183개-99.44% 긍정적)
'더 웨어클리너(The WereCleaner)'는 밤마다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청소부 카일이 강제로 야간 근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카일은 청소를 수행해야 하지만, 늑대인간으로서의 본능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는 충동에 휩싸인다. 살인, 유혈, 시체 같은 잔혹한 요소가 나오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래픽과 잔잔하고 산뜻한 배경 음악 덕분에 코미디 장르에 가깝다. 놀라운 점은, 이 게임이 미국 남부캘리포니아 대학의 캡스톤 과제로 만들어졌다는 것. 그로 인해 스팀을 비롯해 에픽 스토어와 모바일에서 무료로 풀렸는데,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유저 한국어 패치까지 나왔다.
이 게임은 총 1만 183개의 평가 중 고작 57개의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긍정적 평가 99.44%의 '압긍'을 찍었다. 부정적 리뷰를 보면 "성능 문제(잦은 랙)와 일부 미션에서 5성을 받기 어렵다", "키 바인딩 변경이 안 돼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미니맵이 너무 작아 공간 인식이 어렵다", "은신 게임이라고 하기엔 과장된 청소 시뮬레이터 같다", "단순하고 너무 짧다" 정도의 의견이 보인다. 반면 긍정적 리뷰들은 "무료라고 믿을 수 없는 퀄리티", "매력적인 그래픽과 음향, 귀여운 카일", "재미있는 유머 코드", "늑대인간 청소부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잠입 게임에 신선함을 더한다", "짧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거 만든 학생들, 교수님들의 수많은 대학원 진학 권유 세례에 휘말렸을 듯 하다.
▲ 더 웨어클리너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TOP 2. 캣츠 히든 인 징글 잼 (리뷰 수 1만 37개-99.74% 긍정적)
'캣츠 히든 인 징글 잼(Cats Hidden in Jingle Jam)'은 숨은그림찾기 게임인 '캣츠 히든' 시리즈 중 하나로, '징글 잼'이라는 자선 이벤트를 이벤트를 맞이해 제작된 무료 게임이다. 크리스마스 축제를 배경으로 숨겨진 고양이들을 찾는 게임으로, 좋은 의미에서 만들어진 무료 게임이라는 점과 크리스마스 배경의 시너지 효과로 총 1만 37개의 평가 중 단 26개의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99.74%라는 어마어마한 '압긍'을 기록했다. 아기자기한 손그림 그래픽과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며, 그저 화면을 훑으며 고양이를 찾는 것이 전부인 간단한 규칙으로 인기를 끌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팀 최고의 라이트 게임이라는 별명은 덤이다.
고작 26개의 부정적 리뷰를 보면 대부분 "고양이가 너무 잘 숨어 있어서 찾기 힘들다", "내가 바보가 된 것 같다"는 식의 귀여운 투정이 대부분이다. "눈이 아프다"나 "너무 쉬워서 재미없다"는 불평도 있지만, 이런 종류의 게임에서 딱히 단점이라 지적할 만한 요소까진 아니다. 대부분의 리뷰는 "귀여운 고양이들을 찾아내는 즐거움", "편안한 분위기에서 힐링할 수 있다", "스트레스 없이 짧게 즐기기 좋다", "무료 게임인데 이 정도 퀄리티는 정말 놀랍다"는 반응이다. 아마도 부정적 평가를 내린 사람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 캣츠 히든 인 징글 잼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TOP 1. 시이나 타키의 데카메론 (리뷰 수 1만 19개-99.83% 긍정적)
'시이나 타키의 데카메론(Shiina Taki's Decameron, 중국어 원제 구수여명십일담)'은 미디어믹스 프로젝트 뱅드림(BanG Dream!)에 등장하는 밴드 '마이고(MyGO!!!!!)'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BanG Dream! It's MyGO!!!!!'를 기반으로 한 팬 게임이다. 이 밴드의 드러머로 등장한 시이나 타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원작 애니메이션 시점에서 7년 후, 시이나 타키가 남은 수명과 운명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 팬들이 제작한 게임으로, 타키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인지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세세하게 담았다. 비영리 무료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스케일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총 1만 19개 평가 중 단 17개의 부정적 평가만을 받으며 99.83%라는 스팀 최대 '압긍'을 기록하고 있다. 극소수의 유저들만이 "게임이 너무 짧다", "스토리가 불친절하다", "중국어만 지원해서 아쉽다"고 불평하는 정도다. 1만 개가 넘는 긍정적 리뷰에서는 "무료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퀄리티와 볼륨", "제작자가 정말 마이고를 잘 아는 듯", "스토리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여러 번 플레이해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료 게임의 신화다" 등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작년 말에는 유저 한국어 패치까지 등장해 한국 게이머들도 언어 장벽을 최소화하며 플레이 할 수 있게 됐으니 메데타시다.
▲ 시이나 타키의 데카메론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