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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言] 스팀 '압긍' 사이버펑크 퍼즐게임, 다이얼로그
 
2026년 02월 28일 () 조회수 : 23
다이얼로그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이얼로그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와 함께 사이버펑크 장르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본래도 서양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르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으며 주류 문화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 이에 많은 동양권 개발사들 역시 사이버펑크 특유의 분위기를 서양이 아닌 자신들만의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이 지난 5일 출시된 국산 인디 개발팀 체리피커(CherryPicker)의 'D1AL-ogue(이하 다이얼로그)'다. 인디 지원 사업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4기로 시작된 게임은 등장과 함께 스팀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6% 긍정)' 평가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네온 '샤인', 다이얼 방식의 정비 등 특유의 세계관과 플레이가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에 개발팀과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 다이얼로그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다이얼로그 공식 유튜브 채널)

안드로이드를 수리하는 이야기, 다이얼로그

다이얼로그는 사이버펑크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퍼즐, 비주얼 노벨이다. 플레이어는 '다이얼로그'라는 안드로이드 수리점을 운영하는 점장이 되어 가게를 방문하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하고 그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며 치유한다. 전반적인 플레이 과정과 배경에서는 '발할라: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이 연상된다.

타이틀명은 '대화'라는 뜻과 더불어 과거 전화기를 걸던 방식인 '다이얼'에서도 가져왔다. 주인공은 세계관에서 '고물' 취급을 받는 1세대 진단 콘솔 'D1AL'을 사용하며, 퍼즐을 푸는 방식에서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연상된다. 허태현 PM은 "전화기 다이얼이라는 아날로그성에서 '구형 1세대 기기'를 엮었다"라며, "퍼즐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이를 사용해 안드로이드 E.V.E(이브)를 수리한다"라고 전했다.

▲ 어두운 '크로마 시티'가 배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이얼을 돌려 퍼즐 맞추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의 배경은 독특하게도 빛 없이 회색 밤이지속되는 도시 '크로마 시티'다. 거주자들은 '네온 샤인'이라는 인공 조명을 구독해 살아간다. 일부 거주민은 빛에 노출되지 않아 정신적인 질환을 겪기도 한다. 지효재 서브 프로그래머 및 시나리오 담당(이하 지효재 프로그래머)은 "한 유튜버가 핀란드에서 극야 체험을 하는 장면을 봤는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더라"라며, "여기서 햇빛을 통제하는 거대 권력과, 빛을 보지 못해 좀비처럼 늘어진 사람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주인공 '크리스'는 이런 세계에서 안드로이드 수리점을 운영한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여러 안드로이드를 수리하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뤄지며, 세계관 소식을 전하는 짧은 뉴스나 여동생과의 SNS 대화도 나온다. 지효재 프로그래머는 "주인공의 시점에서는 세계에 어떤 사회 문제나 터지는 사고를 관조하는 식으로 진행해 그 내면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라며, "설득력이나 개연성을 보충하기 위해 SNS나 뉴스 등으로 부연 설명을 했고, 그 과정에서 향후 사건에 대한 복선도 깔았다"라고 설명했다.


▲ SNS, 대화 등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이얼을 돌리는 톡특한 3매치 퍼즐

플레이어의 일차적인 목표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하는 것으로, 구형 진단 콘솔 '다이얼(D1AL)'을 조작해 고장난 부품을 고친다. 다이얼 퍼즐판은 큰 원형으로 되어 있으며, 다트판처럼 그리드가 나뉘어있다. 각각을 '모듈'이라고 칭하는데, 이때 같은 색의 모듈 셋을 맞추면 상위 등급으로 합쳐진다. 이후 각 스테이지 요구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모듈을 위치시키면 된다. 목표가 명확한 독특한 구조의 3매치 퍼즐게임인 셈이다.

이근주 메인 프로그래머(이하 이근주 프로그래머)는 "본래는 3D 6방향 퍼즐 디펜스를 개발했으나 방향성이 맞지 않았고, 이후에는 '마녀의 솥'을 국자로 섞으며 푸는 퍼즐도 구상했다"라며, "애니팡, 퍼즐 앤 드래곤 등에도 영감을 받아 '결합의 재미'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 같은 색을 셋 맞추면 합쳐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점'은 상위 유닛, 더 상위 유닛을 요구하는 퍼즐도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단순 3매치 퍼즐게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표와 요구 사항이 등장한다. 초기에는 2단계 유닛을 요구했지만 이후에는 더 상위 유닛을 요구하며, 특정 블럭이 과부하에 걸리는 등 방해 요소가 더해진다. 허태현 PM은 "애니팡 등 기존 3매치 퍼즐에 있는 기믹을 게임에 맞게 보완했다"라며, "재미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후반부에는 난도가 오른다"??설명했다.

다이얼로그의 독특한 점은 이런 퍼즐을 이야기와 연결한 지점이다. 등장인물(안드로이드)은 피로, 사고, 스트레스 등 다양한 사건으로 인해 몸에 고장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이브 ‘프레이’는 강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를 신경 유닛에 과부하를 주는 방식으로 해소했다.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유닛에 '과부하'가 붙고, 일정 턴이 지나면 주변 유닛에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게임과 내러티브를 긴밀하게 연결하며 몰입을 강화했다.

▲ '바이러스', '과부하' 등 기믹으로 곤란하게 만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결합, '찰칵'하는 사운드가 감각적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력적인 안드로이드 ‘이브’ 캐릭터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등장인물 '이브(E.V.E)'다. 이브는 쉽게 표현하면 일종의 안드로이드로, 인간과 생김새는 유사하지만 사실상 기계다. 이들은 프로그래밍된 인격을 지녔으며, 자율적인 판단과 사고가 가능하지만, 세계관 내에서는 완전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계에 서 있다. 주인공은 인간보다는 이브와 대화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여겨 세계관에서도 '별종'으로 취급받으며, 동시에 우수한 정비사다.

주인공에게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프레이, 리앤, 오르카, 블레이드 등의 고정 안드로이드 고객이 등장한다. 이들을 수리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고충을 들어주는 것이 플레이의 핵심이다. 특히 프레이, 리앤, 오르카는 여성형 이브로, 이들과의 대화에는 약간의 러브 코미디 요소도 섞인다. 이들은 세계관 속 빛 축제인 ‘폴라나이트’까지 플레이어를 이끌고, 그 과정에서 친밀함을 쌓는다.



▲ 프레이, 오르카, 리앤, 매력적인 '이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 이브는 배경 설정과 고장 부위가 서로 다르다. 프레이는 카페 종업원으로 등 부위가 열리고, 리앤은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심장 아래 배 부위를 고치며, 오르카는 위험구역 구조대로 꼬리 아래 골반 부위를 수리한다. 민준홍 아트 담당은 “서브컬처 문법에 따르면 상황에 따른 성격 격차, 즉 ‘갭’이 중요하다”라며, “프레이는 마법소녀 애호가, 리앤은 ‘얀데레’, 오르카는 털털한 숙맥으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각각 외형 역시 프레이는 깨끗하고 여린 미소녀, 오르카는 탄탄한 범고래, 리앤은 지혜로운 부엉이가 연상되도록 디자인했고, 이에 따라 수리 부위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

각자 개성과 성격은 게임의 스토리, 소재와 맞물리며 세계관을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만든다. 프레이는 세계관을 확장하며, 리앤은 주인공의 문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오르카는 근본적인 원인을 드러낸다. 지효재 프로그래머는 “보통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주인공은 거대한 세력의 음모에 저항하거나 혁명을 일으킨다”라며 “다이얼로그는 제3자의 입장에서 사회 문제를 비꼬면서도 맥주 값을 걱정하는 그런 소시민적 인물을 그리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 각자의 '갭', 수리 부위, 성격이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압도적으로 긍정적’ 게임을 만든 이들

다이얼로그를 만든 팀 체리피커는 크래프톤의 인디게임 개발 지원 사업인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4기생으로 만났다. 작년 8월에 입소한 이들은 열심히 개발을 위한 교육을 받으며 이후 팀으로 맺어졌다. 각각 인디게임 개발 전선에 뛰어든 이유는 다양했다. 인디게임 개발에 도전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던 이도 있고, ‘인디게임’이라는 표현 자체가 생소한 이도 있었다.

팀 체리피커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도 복잡하면서도 단순했다. ‘체리피킹’은 본래 유리한 결과만을 취사선택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허태현 PM은 “할로우 나이트를 개발한 팀 체리를 정말 좋아해 이들을 계승하고 싶었다”라며, “어떤 게임의 중요한 부분을 짚어내고, 그것을 흡수하겠다는 포부에서 지은 팀 이름”이라고 전했다.

▲ 팀 체리피커 공식 CI 이미지 (자료제공: 팀 체리피커)

▲ 왼쪽부터 지효재 프로그래머, 허태현 PM, 민준홍 아트 담당, 이근주 프로그래머 (사진제공: 팀 체리피커)

우연하게 만난 이들은 모두 서브컬처 장르를 좋아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입체 퍼즐 디펜스를 기획했으나, 여러 시행착오 끝에 다이얼로그의 게임성에 도달했다. 배경 음악, 효과음에도 많은 공을 들여 몰입감을 강화했다. 민준홍 아트 담당은 “조작감, 캐릭터 매력, 난이도 설계, 시나리오 모두 세밀하게 노력했다’라며, “배경 음악이나 효과음은 원하는 것을 구성하기 위해 힘썼고, 특히 조작 효과음은 다양한 것을 조합하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다이얼로그는 스팀에서 무려 ‘압도적으로 긍정적(96% 긍정)’ 평가를 기록 중이다. 발할라와 커피 톡을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특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무료게임이라는 점도 호평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에 후속작이나 동일한 세계관의 신작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민준홍 아트 담당은 “다이얼로그는 팀의 첫 걸음으로, 스스로 돌아봐도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라며, “정말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만큼 더 발전된 모습으로 근시일 내 찾아 뵙겠다”라고 전했다.

▲ 메인 여성 캐릭터 콘셉트 아트 (자료제공: 팀 체리피커)

▲ 다이얼로그 개발 화면 (사진제공: 팀 체리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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