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니 보드배틀을 설명 중인 니폰이치 사루하시 켄조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니폰이치 소프트웨어는 과거부터 독특한 게임을 개발해왔다. 호평을 받았던 ‘요마와리’ 시리즈와 더불어 ‘매드 래트 데드’,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 등 같은 회사 타이틀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의 게임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독특함의 원점이자 정점에는 ‘디스가이아’ 시리즈가 있다.
그런 니폰이치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무려 파티게임으로, 타이틀명은 ‘다 함께 즐기자! 프리니 보드 배틀(이하 프리니 보드배틀)’이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마스코트 ‘프리니’가 주연이다. 일본어 원작 타이틀명은 ‘프리니 스고로쿠’인데, 여기서 ‘스고로쿠’는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말을 이동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보드게임 ‘쌍륙’을 뜻한다. 용어는 생소할 수 있지만, 규칙 자체는 ‘부루마블’ 등과도 유사하다.
▲ 즐기자! 프리니 보드 배틀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매 순간 주사위를 굴리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주사위를 던져 말을 이동하는 보드게임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은 지난 3월 니폰이치 온라인 생방송에서 처음 발표됐으나, 상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7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게임을 처음 플레이 할 수 있었는데, 니폰이치와 디스가이아 다운 기발함과 엉뚱함으로 무장한 독특한 유형의 파티 보드게임이었다. 게임메카는 니폰이치 소프트웨어 사루하시 켄조 대표과 인터뷰를 통해 전반적인 게임의 개발 방향성, 독특한 요소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나눴다.
프리니 보드배틀의 핵심은 배신과 협동의 난무다. 게임 승리 규칙부터 독특한데, 게임의 목표는 미래 등장할 ‘마왕’을 물리치는 것으로, ‘부루마블’ 풍의 보드게임 진행에 직접적인 전투가 더해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마왕을 물리치고 그 전리품을 시작점으로 다시 들고 와야 승리한다는 것이다. 즉 승자는 사실상 단 한 명이며, 마왕 전리품 역시 전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뺏을 수 있는 만큼 마왕을 물리치는 과정까지는 협력하더라도 향후 배신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인 셈이다.
▲ 캐릭터를 고르고 게임 시작 (사진: 게임메카 촬영)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각 캐릭터마다 주사위 눈금의 수가 다른데, 모두 8면이라는 점은 같지만 각 면의 수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여러모로 최약체인 프리니를 선택하면 1, 1, 1, 2, 2, 3, 3, 6이라는 상당히 애매한 주사위로 게임을 진행한다. 본격적으로 게임에 돌입하면, 플레이어는 진행, 공격, 기술, 아이템, 던지기를 선택할 수 있다. 진행은 주사위를 굴려 이동하는 것으로, 도달한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이벤트가 일어난다. 대부분 캐릭터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것인데, 일반 스테이터스 상승 블록(플러스 칸)에서는 하나의 능력치만 오르는 반면, 금색 테두리의 플러스 칸에서는 모든 능력치가 오른다.
공격은 말 그대로 캐릭터를 공격하는 것이다. 적이 등장하는 ‘에너미’ 칸에 도착하면 적이 생성되는데, 근접 전투 요원은 동일한 칸에 위치한 상대를 공격할 수 있고, 원거리 전투 요원은 더 먼 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하다. 공격 능력치, 장비, 주사위에 따라 대미지가 정해지며, 상대편을 공격한 턴에는 ‘스킬’ 사용이 불가능하다. 스킬은 각 캐릭터마다 보유한 기술로, 정신(마나)를 소모해 발동한다. 예를 들어 프리니는 다섯 칸을 이동하는 ‘프리니 달리기’를 보유했으며, 근접 전투 요원인 격투가는 한 칸 멀리 있는 적도 공격하는 ‘미라주 펀치’를 사용할 수 있다.
▲ 적, 보물상자, 다른 플레이어 모두 공격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각종 이벤트 스테이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리니 보드배틀만의 독특한 요소로는 ‘던지기’가 있다. 게임에서는 모든 것을 들어 한 칸 떨어진 곳으로 던질 수 있다. 적 다른 캐릭터부터 보드판 위에 건설된 병원, 상점, 무기 및 방어구 제작소 등 건물까지 자유분방하게 옮길 수 있다. 특히 상점과 건물은 동일한 것을 쌓으면 레벨이 오르며, 더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거나 높은 단계의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할 수 있다.
때문에 재미있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는데,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디스가이아 팬이라면 상당히 익숙한 실루엣의 ‘사천왕’이 등장한다. 이때 동료를 사천왕 쪽으로 던져 공격하게 만들거나, 던지면 무조건 폭발하는 프리니로 적(과 프리니)에게 큰 피해를 입히거나, 상대가 건설한 건물을 내가 던져 레벨을 올리고 이득을 보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했다. 이외에도 ‘암흑 의회’가 있는데, 시작 지역에서 모인 돈을 소모해 일정 확률로 플레이어에게 이득이 되는 의제를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턴 본인만 두 번 움직이기 등을 큰 돈을 내고 확률적으로 승인 받을 수 있다.
▲ 건물 던지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프리니 던지기 준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폭발이야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던지기, 암흑 의회 등 이미 상당히 혼란스러운 게임이지만, 최종 보스에 이러서 이런 특징은 더 강화된다. 본 기자가 체험했던 최종 보스는 맵에 곳곳에 무작위로 광역 공격을 사용하는 패턴을 보유했다. 문제는 이 광역 공격이 플레이어들뿐만 아니라 적들에게도 모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점이다. 특히 마왕이 나올 때까지 사천왕이 살아있었는데, 마왕의 공격 한 번에 비명횡사 해버려 상당히 유쾌했다.
여담으로 AI 3인과 플레이 했는데, ‘나만 운 없어’ 같은 상황이 자주 연출됐고 AI가 운과 지식을 겸비해 게임을 이끌었다. 가장 낮은 난도를 선택했는데도 AI는 자유분방하게 몬스터를 공격하고 컨트롤했으며, 프리니만 보면 무조건 던지고, 주사위 운도 좋은지 매번 황금칸에 안착했다. 덕분에 강하지만 못된 모험가 파티에게 도움을 받아 던전을 클리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어딘가 익숙한 사천왕과 마왕의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왕의 광역 공격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효과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굉장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리니 보드배틀은 11월 12일 PS5,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 2로 출시되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
이하는 사루하시 켄조 니폰이치 대표와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니폰이치 사루하시 켄조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시리즈에서는 여러 외전 작품들이 제작됐다. 하지만 스고로쿠 형식의 보드게임은 SRPG인 본편과 상당히 다른 장르다. 이번에 프리니를 활용해 이러한 독특한 외전을 기획하게 된 경위는?
우선 이 게임을 기획할 때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타이틀 라인업을 살펴보고, 멀티플레이 게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했다. 개발 멤버 중 디스가이아 시리즈 개발을 담당하던 마츠다가 스고로쿠(보드게임)에 관심이 있어 이를 테마로 제작하게 되었다. 또한 11월에 전 세계 동시 발매를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시간 및 팀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기존 IP와 관련된 타이틀을 만드는 것이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쉽고 개발하기도 수월할 것이라 판단하여 스고로쿠와 디스가이아를 합친 기획이 탄생했다.
Q. 왜 다시 프리니인지 묻고 싶다. 디스가이아 IP 게임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라하르 3인방이 더 잘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하르 일행을 등장시켜 달라는 요청은 자주 듣지만, 스고로쿠 게임을 만들면서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들이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아야 가장 재미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라하르를 포함한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오히려 플레이어의 적, 즉 플레이어가 쓰러뜨려야 할 거대하고 강한 적으로 등장하는 편이 존재감이 더 돋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요괴 같은 하급 악마 캐릭터를 조작하게 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 게임의 해설자이기도 한 프리니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원래 프리니가 나오면 '던지면 폭발한다'거나 '급여가 정어리'라는 등 특유의 코믹하고 가혹한 설정들이 많다. 이러한 개성을 보드게임의 룰이나 보드판 위의 장애물 및 기믹에 어떻게 녹여내고자 했나?
지적하신 대로 이번 작품에서도 프리니는 불쌍하게도 던지면 폭발하고, 하루 22시간 노동에 정어리로 급여를 받는 가여운 존재다. 이번 게임 중에서도 들어 올려 던지면 폭발하는 것은 유일하게 프리니뿐이라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최약체다. 하지만 그 최약체 캐릭터를 굳이 사용해서 승리하러 가는 것이 대인전 게임 특유의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꼭 그 최약체 프리니를 사용해 승리하는 도전을 해 주시길 기다리고 있다.
Q. 파티 게임의 핵심은 룰을 막 배운 초보자도 숙련자와 함께 억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적절한 운 요소와 밸런스'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역전의 찬스를 노리며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우선 디스가이아 시리즈에서 친숙한 '의회(암흑의회)' 시스템이 있다. 이 강제적인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람의 발목을 잡거나 나만 유리해지는 안건을 가결시켜 기존의 파워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 또한 보스를 쓰러뜨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쓰러뜨린 보스를 스타트 지점까지 운반하면 큰 이득이 생기므로 단순히 쓰러뜨리는 것만이 아닌 그 이후에도 역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마련되어 있다.
▲ 암흑 의회, 돈으로 매수도 가능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엉뚱하고 파격적인 승리 조건을 지녔는데, 설계한 의도와 플레이어들이 어떤 식으로 머리를 굴리며 즐기길 기대하는지 궁금하다.
단순히 캐릭터를 육성해서 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일부러 다른 플레이어의 발목을 잡거나, 숨겨진 보스를 소환해 판을 어지럽히는 등 여러 요소가 들어 있어서 무엇이 승리로 이끌지 모르는 카오스 상태가 된다. 적을 전멸시키고 싶은지, 유리한 칸에 멈추는 것이 좋은지 고민해야 하며, 스킬과 아이템을 조합해 트릭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의 개성과 캐릭터의 특성이 승리로 가는 길을 결정하므로, 꼭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내 주길 바란다.
Q. 좋은 의미로 배신하는, 혼돈의 경험을 강조했다. 이는 어떤 식으로 강조될 예정인지, 또 이런 변칙적인 요소가 프리니와 관련 게임, 그리고 니폰이치만의 색을 잘 드러내는 요소라고 생각해 떠올린 것인지 궁금하다.
협력하다가 배신한다는 콘셉트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게임에서 다른 사람과 적대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싶지 않은 유저도 꽤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과 경쟁하는 데서 재미가나올 것이라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유저끼리 협력하기 쉬운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마지막에는 결국 한 명만 이길 수 있으므로 보스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게 되는데, 게임이므로 사양하지 않고 협력하다가 후반에는 서슴없이 배신하고 싸울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을 구상했다. 다른 스고로쿠에는 없는 '던지기'나 '의회' 같은 디스가이아만의 시스템을 기존 게임과 결합함으로써 우리만의 재미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 질문에 답변 중인 사루하시 켄조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파티 게임은 한 방 역전의 쾌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작에는 뒤처진 플레이어가 단숨에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요소나, 모두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알고 싶다.
이 게임에서 보스를 쓰러뜨리는 과정은 캐릭터를 열심히 육성해 강하게 만드는 RPG적인 축적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최종 승리 조건인 보스를 운반하는 부분은 캐릭터 육성이 덜 되었더라도 궁리에 따라 상대를 앞지를 수 있다. 따라서 보스를 쓰러뜨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기술적인 이야기지만, 플레이어 턴에 룰렛 돌리기, 스킬 사용, 아이템 사용 등 여러 행동을 조합할 수 있어 이를 잘 콤보로 활용하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Q. 공격 당해 쓰러진 후 부활할 때 자유롭게 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사망한 자리에서 부활하지 않도록 설계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번 쓰러진 캐릭터가 원하는 자리에서 부활하는 것은 의도한 시스템이다. 게임을 하는 중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를 쓰러뜨리는 게임 시스템상 당했을 때 일방적인 디메리트만 있으면 너무 괴로워지기 때문에, 자신의 부활 위치를 지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밸런스를 맞추는 형태를 취했다.
▲ 배신은 일상, 최약체 프리니는 매번 던져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협력해서 웃는 모습과 배신해서 화난 모습 중 개발자로서 무엇이 더 즐거운가?
물론 협력 플레이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것도 좋고, 배신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이런 파티 게임에서 서로 옥신각신하는 것 역시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 자체가 즐거운 요소다. 아까 4인 플레이를 하시는 걸 봤는데, 그렇게 분위기가 확 달아오르는 ?彭@?개발자 입장에서는 무척 보고 싶었고, 그런 장면을 볼 수 있다면 아주 기쁠 것이다.
Q. 일반적으로 파티게임은 저렴하게 판매된다. 반면 프리니 보드배틀은 6,970엔이라는 풀프라이스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유가 궁금하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일본과 현지 배급사인 CLE와 상담을 진행했다. 다양한 가격대의 게임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는 풀 프라이스 게임을 만드는 것을 상당히 고집하고 있다. 풀 프라이스에 걸맞은 내용의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내어 유저들이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등 전 지역 공통으로 우리가 가진 철학이자 정책이다.
▲ 디저트 가게, 병원 등 다양한 건물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여러 번 즐기려면 보드판의 변화가 필요하겠다. 무작위인지 플레이어에게 선택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 1번밖에 플레이하지 못하셔서 볼 수 있었던 스테이지의 범위가 좁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보드판도 개방되며, 현재 1번의 플레이로 보신 부분이 모든 스테이지는 아니다.
Q. 니폰이치 첫 파티 보드게임을 기대하시는 유저분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본 타이틀은 세계관적으로 디스가이아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유저분들은 씩 웃을 만한 요소도 있지만, 디스가이아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니 꼭 다양한 유저분들이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
▲ 환하게 웃는 사루하시 켄조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