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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바데 미연시, 내 살인마가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2022년 08월 06일 () 조회수 : 190
훅드 온 유 게임 메인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훅드 온 유 게임 메인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훅드 온 유 출시 트레일러 (영상출처: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공식 유튜브 채널)

게이머들에게 ‘미연시’라는 장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모두가 아는 미연시이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장르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며, 두 번째는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이나 켄시 등으로 대표되는 ‘미친상황 연속발생 시뮬레이션’이다.

그런데 간혹 이 두 장르가 공존하는 게임이 혜성처럼 등장해 ‘미연시’계의 대세로 등극하는 상황이 있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만들어주는 두근두근 문예부나, 일말의 데포르메도 없는 실사 비둘기 연애 시뮬레이션, 하토풀 보이프렌드가 그런 부류다.

그런데 지난 4일, 이들의 아성에 도전할 새로운 미연시 ‘훅드 온 유: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데이트 심(이하 훅드 온 유)’이 스팀 전 세계 최고 판매 순위에서 왕좌를 차지했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이하 데바데) 살인마와 연애를 하는 게임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이것이 만우절 농담처럼 느껴졌지만, 기존에 데바데가 가진 이미지를 B급 감성으로 비틀었을 때 나온 쌈마이한 위트는 오히려 애매하게 만든 연애 시뮬레이션보다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호감있는 행동을 해서 준 겁니다. 절대 나쁜짓을 해서가 아닙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금화가 왜 거기서 나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게임은 일단 ‘연애 시뮬레이션’ 입니다

사실 기자는 상기했던 ‘두 장르가 공존하는 미연시’ 장르를 즐기는 편이다. 두근두근 문예부도, 하토풀 보이프렌드도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엔딩과 컷신을 수집했다. 혹자들은 이런 게임을 보고 수요 없는 공급이라고 하지만, 착오다. 분명히 말하자면 수요는 있다. 스팀 판매 1위라는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는 사실이 아닌가. 다만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한 번 살펴보자. 데바데의 살인마들은 훅드 온 유로 넘어오며 '공략 대상'으로서의 캐릭터성이 한층 강조됐다. 게임 초반에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성격을 살펴보자면 각각의 뚜렷한 개성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이 개성을 강화하는 것은 한결 캐주얼해진 그림체와, 우리에게 익숙한 수영복, 귀여워진 눈매와 한껏 풍부해진 표정과 포즈다. 이 과정은 말 한마디 없이 생존자들에게 놀림만 받으며 ‘호구’로 비춰지던 살인마들에서 ‘대화가 통하는’ 존재가 되며 감정을 교류??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이들의 캐릭터성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귀여운 헌트리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반짝반짝 귀여운 귀여운 헌트리스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츤데레 스피릿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츤데레 스피릿 (사진: 게임메카 촬영)

조용하고 비교적 선한(?) 레이스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조용하고 비교적 선한(?) 레이스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근육량만큼 텐션이 넘치는 트래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근육량만큼 텐션이 넘치는 트래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록 메타적인 요소를 남발하는 나레이터와 눈치 없는 바다, 틈만 나면 자기 잘난 이야기를 하는 트릭스터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공략 대상이 좋아하는 요소를 선택하고 이들의 호감을 얻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그 자체다. 더해 캐릭터들의 호감을 얻는 방식에 룰렛형 미니게임을 더해 음식을 썰어주거나 함께 보물을 찾거나, 숨바꼭질을 하는 등의 행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은근히 난이도를 높여 미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시스템만큼이나 게임의 한국어 번역상태 또한 매우 깔끔한 편이다. 메타적인 발언이나 심심찮은 개그, 자칫 잘못 번역할 경우 그 맥락이 완전히 변할 수 있는 냉소적인 블랙 코미디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연애 시뮬레이션인 만큼 게임 속 공략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갈등, 혹은 감정을 전달하는 상황에도 이런 오타나 오역은 치명적인 요소인데, 그런 것이 없으니 분위기가 무너지지 않는다. 아울러 순탄한 번역은 위협을 가하거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살벌한, 혹은 잔혹한 이야기를 건넬 때에도 이런 감정선이 유지된다. 참고로 블랙코미디와 아슬아슬한 농담 등도 제법 잘 번역됐다.

놀랍게도 '대양'도 등장인물이다. 인수...? 인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놀랍게도 '대양'도 등장인물이다. 등장인수...? 인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여기에 제4의 벽을 아무렇지 않게 뛰어넘는 나레이터와 (사진: 게?疸似?촬영)

누군지 순간 알아보지 못한 트릭스터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누군지 잠깐 알아볼 수 없었던 트릭스터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참고로 번역은 냉소적인 사회비판형 블랙코미디부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참고로 번역은 냉소적인 사회비판형 블랙코미디부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능숙한 라떼 바리스타의 레퍼토리까지 완벽하게 한국어로 번역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떼 바리스타의 레퍼토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번역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런데 ‘미친상황 연속발생 시뮬레이션’도 맞습니다

일반적인 미연시처럼 선택 실패는 호감도 하락이나 공략 실패로 이어진다. 다만 이 공략 실패가 곧 죽음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게임의 차이점이다. 더해 앞서 언급한 메타적인 요소를 남발하던 나레이터가 서양에서 익숙한 ‘데이트 서바이벌 장르’의 플랫폼을 차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죽음에 대한 위기는 더욱 깊어진다. 공략을 원치 않는 캐릭터를 거절하게 되면 이후로는 한을 품은 살인마에 의해 목숨이 위험해지게 되기에, 선택지를 고려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더해 원작에서 생존자로 등장한 ‘드와이트’와 ‘클로뎃’도 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도우미라는 명목 하에 간헐적으로 난입하며 둘만의 데이트를 방해하거나 지속적으로 불안을 끌어낸다. 더해 자신들도 ‘뜻하지 않게’ 여기에 오게 됐다며 게임의 배경과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분명 도우미랬는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분명 도우미랬지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거절당한 살인마에게는 트릭스터 남자침구가 제공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거절당한 살인마에게는 트릭스터 남자침구가 제공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역시 미인의 사랑을 쟁취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거절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잘못 타면 반대로 (세상에게) 거절당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긴장을 풀어주는 상황도 물론 지속적으로 제시된다. 트릭스터나 고스트페이스 같이 ‘어른의 사정’으로 구현되지 못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저작권이나 자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자학 코미디는 웃음을 낳는다. 아울러 친밀함이 깊어지는 와중에 등장하는 공략 캐릭터들의 가족관계나 이야기 등에도 특유의 위트를 담아 원작에서 제대로 묘사되지 않던 가족 관계를 조금 더 장난스럽게 풀어내며 캐릭터성을 보강하는 등 양립할 수 없는 장르를 양립할 수 있게끔 만드는 요소를 꾸준히 제시한다.

▲ 참고로 이 섬 이름은 IP섬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고스트페이스라고 한 마디 했다고 온갖 핀잔을 다 듣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래도 상견례까지 하고 나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래도 상견례까지 하고 나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시 의욕이 좀 생긴다 (사진: 게임메카)
▲ 다시 의욕이 좀 생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러 의미로 가슴 뛰는 사랑을 원한다면

사실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매끄럽게, 또 좋은 퀄리티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비록 게임에 등장한 미니게임이라 할만한 것은 동일한 방식의 룰렛게임이었으나, 이는 UI에 차별을 둬 같은 방식이라도 서로 다른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더해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훈훈한 마무리와 간질간질한 감정 변화를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스럽게 구현해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미니게임은 이 룰렛형 게임을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UI가 바뀐다. 참고로 사랑의 숨바꼭질도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니게임은 이 룰렛형 게임을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UI가 바뀐다. 참고로 이 UI로 사랑의 숨바꼭질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볜??광기에 물든 훈훈한(?) 모습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스러운 광기에 물든 훈훈한(?) 모습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아쉬운 점은 중간중간 등장한 ‘컷신’을 한번에 열람할 수 있는 앨범 메뉴가 게임에 구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연시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공략한 대상과 있었던 순간들을 한번에 살펴볼 수 있는 ‘복기의 공간’인데, 이를 업적으로는 구현해놨어도 시각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앨범으로는 구현해두지 못한 것이 퍽 아쉽다.

그러나 이런 단점이 무색하게도 모든 캐릭터를 공략해보고 싶어지는 재미가 있다. 게임 외적으로는 영리하게 IP를 활용한 팬들을 위한 선물이자, 내적으로는 미연시의 정도를 택한 독보적인 장르물이다. 간혹 IP를 확장하기 위해 자기복제나 무리한 설정으로 IP에 대한 명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게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시대에서 퍽 반가운 게임이 아닐까 한다.

네! 언니! 갈게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안녕히계세요 여러분! 저는 온갖 살인마들의 수작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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