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5시. 많은 이들이 밤잠을 설치거나 아침잠을 포기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2018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배틀필드 5’ 첫 발표를 보기 위해서였죠. 이윽고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고, 많은 이들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배틀필드’ 시리즈는 EA를 대표하는 FPS로, 군단 단위로 벌어지는 대규모 전쟁에서 일개 병사의 시점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점이 핵심입니다. 수많은 외전격 타이틀에서 잠시 외도를 시도하긴 했지만, 본편인 정식 넘버링 타이틀은 이 법칙을 충실히 따라 왔었죠. 그런 관점에서 이번 ‘배틀필드 5’는 팬들의 기대와 달랐던 것 같습니다. 25일(국내시간) 현재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싫어요’ 19만 개를 넘겼습니다. 이는 역대 ‘배틀필드’ 관련 영상 중 단연 최대 비추천수입니다.

먼저, 유저들은 전체적인 콘셉트가 캐주얼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배틀필드 히어로즈’가 2차대전 스킨 쓰고 나온 줄 알았다”, “색감부터 전장이 아니라 무슨 피크닉 나온 분위기”, “포트나이트 보는 느낌이다” 같은 댓글들이 이를 반영합니다. 참고로 ‘배틀필드 히어로즈’는 ‘팀 포트리스’와 비슷한 콘셉트로 나온 외전으로, 캐주얼한 그래픽과 게임성이 특징입니다.

일부 유저들은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고증을 무시한 여러 요소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SNS 유저 반응을 보면 “2차 세계대전 연합군에 의수를 달고 몽둥이를 들고 얼굴에 이상한 화장을 한 여군이 등장하다니 실화냐”, “민소매, 일본도, 헬멧 없는 맨머리… 몰입감 깨지네” 등의 댓글들입니다. 게임메카 ID choimok59 님은 “내가 고증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닌데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아예 파격적 재해석을 내세웠으면 모르겠는데 왜 하필 그걸 배필5에서 하는건지” 라며 몰입을 해치는 요소들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유저 반발이 심해지자, 이에 대한 반박 의견도 차례차례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부 유저는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멀티플레이 모드라면 이 정도 변경은 허용될 수준이라며 좀 더 너그럽게 바라보자고 말합니다. 더불어 프리미엄 패스 없이 모든 확장팩 무료 제공, 페이 투 윈 모델을 지양하는 과금 시스템 등은 칭찬받아야 할 얘기라는 점도 언급합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성별 논쟁으로까지 번져 가는 분위기입니다. 트레일러 속 여군 참전을 문제삼는 것은 여성혐오의 일종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입니다. Kotaku, IGN, VG247 등 일부 해외 웹진이 논평을 통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여전히 게임 속 여군 참전은 PC운동(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공정성)의 부작용일 뿐이라며 격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트레일러 영상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것을 보면 확실히 ‘배틀필드 5’가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긴 한가 봅니다. 다만, 아직 자세한 모드 별 플레이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으므로 지금 시점에서 전체적인 게임을 미리 판단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습니다. 비판적 시점을 잃지 않으면서, 최대한 따뜻한 마음으로 그 실체를 기다려 봅시다.